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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10 빨강머리 앤이 하는말

싱싱하 2017. 8. 3. 08:00

0. 

작가가 만화 주인공에 빗대어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가는 에세이 형식의 글인데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참 다행이야, 그 책처럼 좀 몽글몽글하도 그래도 긍정긍정한 느낌의 책이었어요!

함께 주신 빨강머리앤도 읽었는데 이 책은 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서!!!! ;) 

도무지 일러스트 페이지에서 진도를 넘어갈 수 없더라구요

아무튼 이 서평은 주된 내용은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이지만 추가로 + '빨강머리 앤' 두개 섞인 걸로 보시면 됩니다.



1. 책의 줄거리 (알라딘 책소개 퍼옴)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 초록지붕 집의 꿈 많은 수다쟁이 소녀, 앤 셜리, '주근깨 빼빼머리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언제 들어도 가슴 뛰는 노래의 주인공, '빨강머리 앤'이 소설가 백영옥과 함께 돌아왔다. 

캐나다의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1908년에 발표한 <그린 게이블의 앤>은 지금까지 명작으로 추앙받으며 고전으로 읽히고 있으며, 그 영향력에 힘입어 1979년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의 손끝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빨강머리 앤'이라는 제목으로 일본 후지TV의 '세계명작극장'편에 방영되었다.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은 1970~1980년대 한국에서도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어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어디에서나 가장 좋은 것을 상상하는 역대 최강 '밝음'의 아이콘이 되었다. 

<스타일>, <다이어트의 여왕>, <아주 보통의 연애>, <애인의 애인에게>까지,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많은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작가 백영옥에게도 빨강머리 앤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속 앤이 아니라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의 '빨강머리 앤'이었다. 

작은 기쁨부터 큰 슬픔까지, 소녀시절을 수놓는 마음들을 쉴 새 없이 나누었던 앤과의 추억, 그리고 인생의 가장 힘겨웠던 고비마다 뜻밖의 위안과 웃음과 눈물을 선물한 앤의 이야기들을 이제부터 어른으로의 삶을 헤쳐가야 할, 일과 연애와 꿈의 좌절에 끊임없이 맞닥뜨려야 할 날들을 다독이는 격려의 말로 되살려냈다. [알라딘 제공]



2.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이 책의 부제목?인데요.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를 어른들에게 전하는 격려와 위로로, 추억에 젖어들 수 있게 하는 독자들에게 하는 아주 좋은 부제목인 것 같아요


사실 앤이 그냥 책을 읽어보면 ㅋㅋㅋㅋㅋ 되게 말많은 소녀에여 옆에 현실친구로 두면 저같은 사람은 대답하다가 지쳐버릴 것 같은...ㅠ_ㅠ 대신에 그 끝없는 생기발랄함은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사겠지요 ;ㅁ; 앤을 거두어준 마릴라가 처음에는 앤을 꺼려한 이유도, 매튜가 앤의 반짝임에 끌렸던 것도 모두 다 이해가 되요


빨강머리 앤 소설을 보면 자기 친구에게 포도주를 포도주스르 착각해서 먹이거나, 염색을 시도하다가 초록머리가 되어버리질 않나, 학교 지붕에 올라가는 내기를 했다가 깁스를 하기도 하고 ^^... 상상력이 풍부한 사고뭉치?면서 쉴새없이 뭔가를 조잘거리고 떠들고 생각하고 사건을 만들고 실수하고...  하지만 모든 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라보고,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소녀의 이야기여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유는 명확해 보였어요. 저도 반할뻔


제가 생각한 작가의 의도는 앤의 긍정 에너지를 통해 독자들이 세상 중간중간 힘든 선택과 직면하게 되는 여러가지 상실들, 미래를 위한 기회들 앞에서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았어요. 앤처럼 우리 일상에서 작은 행복도 더 크게 느낄 수 있으면 더 좋을 거구요!



3. 앤의 이름 (코딜리어라고 불러주세요 아니면 'e'를 붙인 앤이요')


소설가 ‘백모’가 아니라 ‘백영옥’이어서 다행이다. 앤의 이름이 그때 만약 ‘코딜리어’로 바뀌었다면 우리는 ‘빨강머리 앤’이 아니라 ‘빨강머리 코딜리어’라고 읽었겠지. 뭔가 이상하다. 역시 앤 쪽이 친근하고 더 좋다. 
---「나와 포옹하는 법」중에서


-> 저는 어렸을때는 좀 더 평범한? 이름을 갖고 싶었어요 ㅋㅋㅋㅋㅋ 살면서 눈에 띌 정도로 불편하고 놀림받는 이름은 아니나, SNS같은 데서 너무 익명성이...ㅋㅋㅋㅋ 싸이월드에서 너무 금방 필터링되는 문제점이 불편하다고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이름이란게 사실 내가 내이름을 짓는다기 보다 (요새는 개명하긴 하지만) 남이 나를 부르기 편하라고 지어주는 거고, 그러가 보니 그 사람이 '바라는' 이미지 상의 이름이지 제가 스스로 생각하는 '저의 이미지'를 대변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빨강머리 앤의 요청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이 책에 나온 작가의 경우 아버지가 미숙아로 태어난 딸의 건강과 장수를 위해 지었다는 배경을 듣고 자신의 이름을 좋아했다고 해요. 저도 할아버지가 지어주신건데 사주보러 가면 항상 이름 지어주신 분이 고민 많이 해서 잘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여러번 듣다보니 제 이름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 원래 이름에 쓰는 한자가 성명에 쓰는 한자는 아닌데 사주에 있는 찬 기운을 막아준다나 뭐라나... 


그래서 지금은 스타벅스 닉네임에서만 소소하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볼뿐 제 이름 자체는 좋아요 ㅋㅋㅋ 주변 사람들도 아마 지금 제 이름쪽이 친근하고 익숙해서 더 좋다고 생각하겠죠? 



4. 파랑새는 집에 있다.


내게 있어 여행이란 끝없이 집을 떠나는 일이 아니라, 끝없이 집으로 되돌아오는 일이다. 내게 떠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언제나 되돌아오는 일이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길이 시작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 집에 보고 싶은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일. 앤에게 마릴라와 매튜가 있었던 것처럼. 
---「여행이란 끝없이 집으로 되돌아오는 일」중에서



저는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작가의 글을 보고 좀 반갑더라구요

기본적으로 여행은 혼자하는 걸 좋아하고, 완전 여행광도, 완전 집순이도 아닌 그저 그런 상태로 살긴 하지만

저는 누가 여행을 왜 하냐고 물어보면 '파랑새가 집에 있어서 좋다'고 대답하거든요


미지의 곳으로 떠나는 설렘, 낯선 것이 주는 묘하게 편한 느낌, 나를 잘 모르는 이방적인 세계에서 '잠깐' 느낄 수 있는 자유, 거대한 세계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나, 이런 것들도 모두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긴 하지만 결국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기 때문에 그 모든게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파랑새가 집에 있다는걸 알고 떠나기 때문에 여행이 즐거울 수 있는 거겠죠. 저도 끝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즐거워서 여행하는게 좋아요!




5. 쉽게 친구가 되고 어렵게 헤어진다는 것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난 외국인 친구에게도 정이 흠뻑 드는 나이가 10대와 20대가 아닐까. 쉽게 마음을 열고, 쉽게 사랑에 빠지고, 그래서 더 쉽게 상처받는 나이.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런 나이 말이다. 하지만 ‘누구와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다’란 말의 본래의 뜻은 ‘누구와도 쉽게 헤어질 수 있다’란 말과 같다. 그 말을 이해할 즈음의 어느 가을밤에는, 문득 청춘이 끝나버렸다는 걸 알고 좀 아득해지긴 하겠지만. 
---「지금 이별 때문에 울고 있다면」중에서


내 경우에는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사람이 좋다. 함께 있을 때 마냥 좋은 사람이 아니라, 함께 있지 않아도 좋은 사람. 조금 더 정확히 말해, 함께 있지 않음이 더 이상 상처가 되지 않은 사람이 내겐 최고의 상대다. 
---「사랑에 빠진 이유와 결별의 이유가 같을 때」중에서



저는 항상 여행중에도 경계심!! 뽝!! 

어릴때도 쉽게 안친해지고 쉽게 사랑에 빠지지도 않고 쉽게 상처도 받지 않는 독고다이였는데, 그럼에도 누구와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말의 뜻은 누구와도 쉽게 헤어질 수 있다, 라는 이 구절은 반은 공감하고 반은 공감하지 않아요 

하지만 쉽게 친구가 되고 쉽게 헤어진다고 해서 그 감정의 깊이가 얕다고 표현하지 않았으니 결국엔 공감하게 되는 뭐 그런 신비로운 마력의 문장! ㅋㅋㅋㅋ 일찍 철들었었나봐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자주 읽어서 그런가


그리고 의뭉스러운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_~ 저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준은 그 앞에서 계산적으로 행동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에요 당장 옆에 없어도 좋고 머리속으로 이 사람이 날 좋게 평가할지 안좋게 평가할지 고민하면서 계산적으로 움직이지 않게 하는! 뭐 그런 사람이 좋져



6. 그 외에도


사랑에 '빠진다'라는 부분이나 슬픔공부법 파트나 곳곳에 인상깊은 말들이 있었는데 다 쓰려면 너무 길것 같아서 이만...

이 책은 나중에 시간 있고 마음의 여유는 부족할떄 다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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