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글쓰기모임
- 마틴 하이데거
- 각본집
- 국가란 무엇인가
- 무라타사야카
- 13가지죽음
- 오늘의주제는사랑
- 잘해봐야시체가 되겠지만
- 독서의 신
- 러셀커크
- 케이틀린 도티
- 항구의 사랑
- 24개의 인격
- 봄에나는없었다
- 90년대생이 온다
- 오늘의주제는편견
- 여자둘이살고있습니다
- 착한 펭귄
- 사나운 펭귄
- 지식채널e inside
- 이상한 펭귄
- 지적인사람들을위한보수주의안내서
- 킹스맨
- 니체의 말
- 행복은 누추하고 불행은 찬란하다.
- 괜찮아사랑이야
- 노희경극본집
- 저 청소일 하는데요?
- 오늘의주제는휴일
- 편의점인간
- Today
- Total
생각 털어내기
170401 행복은 누추하고 불행은 찬란하다. 본문
0.
도서관에서 제목과 책 표지 디자인이 멋있어서 골랐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짧네여 ;)
책을 펼쳤을때 기준으로 왼쪽에는 장석주 작가가 선정한 시의 '한 구절'이,
오른편에는 작가가 해당 시를 읽고 느낀 소감이나 자신의 경험, 생각을 짧게 풀어쓰고 있습니다
총 129개의 시 한구절이 나오는데 그 구절에 대한 작가의 감성적인 글을 보는 것도 꽤 재밌었습니다.
저한테는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었지만, 한 구절이 담고 있는 문구를 무겁게 받아들이신다면 또 무거울 것 같네요
1. 좋았던 부분
< 시인 이름, 출처>p. 있는건 작가가 의도적으로 시의 한 문구만 발췌한 부분이고
그냥 줄글로 써져 있고 p 적혀있는건 작가의 의견입니당 ㅋㅋㅋ
보통은 해당 시 문구에 나란히 쓰여진 작가의 말을 옮겼는데, 어떤거는 시 문구만 좋고 어떤거는 작가의 소감만 좋은 것도 있어서 걍 내키는대로 적었습니다.
티셔츠에 목을 넣을때 생각한다
이 안은 비좁고 나는 당신을 모른다.
<유희경, 티셔츠에 목을 넣을때 생각한다 中> p.64
: 이부분은 작가의 말은 그저 그래서 따로 안적었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유추해보자면 시의 화자가 누군가의 '상실' 아마도 아버지로 대변되는 가족의 빈자리를 그려낸 것 같은데 시 원문을 잘 모르겠어요.
근데 딱 저 문장만 놓고 봤을때 전에 결핍의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을때 해봤던? 생각이어서 이상하게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머리가 좀 작아야 그런 기분을 안느낄텐데)
네 잘못이 아니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 마라
<홍영철, 외딴섬 中>, p.118
인간의 고독을 위로하는 이 시를 일부러 오독한다. "홀로 떠 있다고 울지마라"라는 시구에서 엉뚱하게 파괴적 포유류의 시대 다음 세기는 고독의 시대가 될 것이란 어떤 석학의 예언을 떠올린다. p.119
:일부러 오독했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어요 ;) 이 시는 원래 시도 좋아하는 시였는데, 특이하게 인간의 이기심을 떠올렸다니 같은 문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하나 봐요. 저는 너는 원래 은하의 한 조각이 아니더냐, 이런 부분을 좋아했는데
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메리 올리버, 기러기 中> p.132
기러기는 날아갔다가 추워지면 다시 돌아올테고, '당신이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상관하지 않고 세계는 잘 굴러갈 테니까. 더 이상 착해지지 말자. 더 이상 무릎을 꿇거나 기어다니지도 말자. p.133
:현실은 내일도..네... 무릎으로 기어다닐판...^^^^^
사실 착한척이 아니라 진짜 착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당. 저와 상관없이 잘 굴러가는 세계라는건 잘 알지만, 막상 인정하려면 좀 쓸쓸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의 나보다 젊은 나이에 죽은 아버지를 떠올리고는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생각했다.
<강성은, 환상의 빛 中> p.192
옛날이나 지금이나 행복은 조금도 달라진 바가 없다. 어쩌면 행복은 '환상의 빛'인지도 모른다. 즐겁고 아름다운 것들은 볼 수는 있지만 영원히 붙잡아 놓을 수는 없으니까. p.193
: 가끔 ㅋㅋㅋ 제 나이에 이미 저와 제 동생을 키우고 있었던 어머니를 생각해보면 가끔 아직 나는 시작하지도 못했나 생각해보긴 했었는데 이 문구는 제가 생각하던거랑은 반대네요. 삶의 시간이 갈수록 달라져서 요새는 나이에 0.7을 곱해야 평균수명대비 내 위치를 알 수 있다던데 ㅋㅋㅋ 영원히 붙잡을 수 있는 행복이라면 제 돈을 다 들여서라도 사고 싶네요
좋은 시절은 항상 지나간 시절이다. 오늘 감당해야 하는 고단함과 수고가 크면 클수록 더욱 그렇다. p.197
: 이건 시 문구는 잘 모르겠는데 작가의 말이 인상깊어서 씁니다. 되짚어보건데 제가 좋았다고 표현하는 시절과 그걸 생각할때 심리 상태는 오늘 감당해야 하는 고단함과 수고가 클때 였던 것 같아서요. 정작 좋은 시절을 보낼 때는 별 생각이 없더라구요
밤비 뿐이랴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오는 줄 몰랐다가 갈 때 겨우 알아차리는
<유안진, 비 가는소리 中> p.240
: 이거는 작가의 말도 그렇고 제 생각도 그렇고 그냥 시 문구 그대로인것 같아요. 밤 비처럼 온지 모르게 젖어들었다가 갈 때야 겨우 그렇다고 알아차리는 어떤 무형의 것들이 있죠. 그걸 밤 비라고 표현한걸 보니 역시 시인들은 남다른 감수성을 가져야 하는 존재들인가 봐요 ㅋㅋㅋ
봉투를 열자 전갈이 기어나왔다
나는 전갈에 물렸다
<류인서, 전갈 中> p.266
시인은 전갈이란 동음이의어를 절묘하게 갖다 쓴다. 전갈은 뜻이 두개인데 하나는 독충이고, 다른 하나는 소식이다. 봉투에서 기어 나온게 푸른 전갈이다. 사랑에 빠진 자들 스스로는 그 상황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 전갈에 여지없이 물리기 때문이다. 전갈에 물리면 몸이 붓고 열에 들떠 앓는다. 당신이 보낸 전갈에 물려 아프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 지독한 전갈을 보냈으니 부디 이 병도 당신이 낫게 하라! p.267
: 처음으로 시 한문장에 대한 작가의 소감을 전체 다 적었네요 ㅋㅋㅋ 다른 소감보다 짧기도 하고, 다 설명해야 의미가 있어서 전부 타이핑했는데, 그쳐 이런 당신의 '전갈'에 물리는 순간이 있죠.
현대식으로 풀면 상대방의 SNS를 기웃댄다던가, 괜히 카톡 상메를 지켜본다던가 ;ㅁ; 아플걸 알면서도 기어코 봉투를 열어 상대방의 소식을 보고야 마는 모순된 마음ㅠㅠ
2.
이 외에도 좋은 문구가 많았습니다. 뭔가 작가가 중년의 남성분?이라기엔 굉장히 감성적이면서 현학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아침 출근길에 읽기 보다는 늦은 퇴근길 (칼퇴도 아닌 늦은 퇴근 ㅋㅋㅋㅋ)에 읽기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에 적어둔 시 중 새롭게 알게된 <전갈>이라는 시가 좋네요
책 제목도 그렇듯이 항상 행복하기만 하면 사실 문학의 아름다움은 절반도 아닌 절반의 절반도 안되는 공감만 얻을 수 있겠죠
불행이 찬란한 이유는 많은 시인들이 불행한 현실, 불행한 흔적, 불행한 자기 마음을 노래했기 때문입니다 ;) 책 서두에 쓰인 작가의 말에 공감하면서 저는 이만 총총
'기록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0408 한국이 싫어서 (0) | 2017.05.09 |
---|---|
170422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0) | 2017.05.08 |
170325 국가란 무엇인가 (0) | 2017.04.06 |
170318 13가지 죽음 (0) | 2017.04.05 |
170311 독서의 신 (0) | 2017.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