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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독서

180324 거의 모든 거짓말

싱싱하 2018. 4. 8. 17:48



0.

이번주에도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읽었습니다. 

이거는 어째 한권 읽으면 또 한권이 늘어나네여 ㅋㅋㅋㅋ 분명히 전에는 16권까지였는데 어느덧 18권까지

하지만 확실히 읽는게 재밌어요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들은 ㅋㅋㅋ 한국 소설 잘 안읽었었는데 어떤 것부터 읽어야 할 지 고민되시는 분들은 살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01.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조해진

02. 달고 차가운, 오현종

03.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04. 천국보다 낯선, 이장욱

05. 도시의 시간, 박솔뫼

06. 끝의 시작, 서유미

07.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08, 주말, 출근, 산책: 어두움과 비, 김엄지

09.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10. 자기 개발의 정석, 임성순

11. 거의 모든 거짓말, 전석순

12. 나는 농담이다, 김중혁

13.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14. 날짜없음, 장은진

15. 공기도미노, 최영건

16. 해가 지는 곳으로, 최진영

17. 딸에 대하여, 김혜진

18. 보편적 정신, 김솔



1. 인터넷 교보문고 책소개


거짓말 자격증 2급 소지자의 거짓말 가이드북!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열한 번째 작품 『거의 모든 거짓말』. 《철수 사용 설명서》로 2011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전석순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거짓말은 능력과 스펙이 되는 세상에서 ‘거짓말 자격증’ 2급을 소지한 주인공이 1급으로 자격증의 급수를 높이고 살아가려 발버둥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거짓말 자격증 2급 소지자인 ‘나’는 3급이거나 1급 거짓말 자격증을 소지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 혹은 거짓말은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르는 상대방과 거짓말 게임을 벌인다. 자격증 소지자는 백화점 매장이나 레스토랑에 투입되어 직원들의 친절도를 판별하는 일을 하거나 급수가 높은 경우 누군가의 역할을 대신 해내는 심부름을 한다. 

‘나’는 이제 2급에서 1급으로 자격증의 급수를 높이길 바란다. 거짓말에 대한 철학과 자신감을 보이는 주인공은 이제 사랑 앞에서 거짓과 진실을 버무리기 시작하는데……. 소설은 시종 건조하고 차분한 어조로 사건을 이어가지만,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거짓말일 수 있다는 긴장을 유지하며 시선을 잡아끈다. 그리고 그녀의 거짓말은 여기서 멈추는 것일지, 우리의 거짓말은 이제 시작인 것은 아닐지, 우리를 거짓과 진실의 숲으로 이끈다.



2. 거짓말에 대한 경계


음 책을 읽다 보면 동시에 여러 인물과 주인공이 엮이고, 특별한 이름 없이 그, 그녀, 소년, 남자 이런 식으로 호칭이 되어서 혼란스러울때가 있습니다. 근데 주인공마저 계속해서 이름과 나이를 속여가면서 일을 하는데, 본인에 대한 정체성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이름이 필요 없지 않았나 싶어요


거짓말 하는 능력이 자격증이 되는 세계, 1급, 2급, 3급 읽다보면서 나는 몇급 정도가 될까 싶었습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2급인데 3급은 글쎄요 어느정도 사회생활 하면 다들 하는 수준인 것 같고, 선의의 거짓말도 거짓말일테니... 저는 하면 2급정도? 1급은 뭔가 재능의 영역이 아닐까요? 우리 중에 있을 수도 있죠 1급 거짓말 자격증 보유자가?ㅋㅋㅋㅋㅋㅋ


후반부로 갈 수록 누가 누구에게 거짓말을 '치고' 있는지 구분이 안되는 관념적인 내용이어서 혼란스럽지만 제목은 엄청 정직합니다. <거의 모든 거짓말> 책 내용이 거의 모두 거짓말이고, 중간중간 진실이 섞여 있긴 하지만 수많은 거짓말과 뒤섞여 진실은 흐릿해집니다. 읽는 독자인 저도 그냥 다 거짓말 같아요 젠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다보면 나는 거짓말과 진실의 경계 어디쯤에 있나, 혹은 어디까지가 거짓말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일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한편 거짓말이 좋거나 나쁘거나 선악을 떠나 우리 주변에는 필연적이고 필수적인 존재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거짓말은 사랑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진실보다 더 p.11

그러니 연애를 시작하는 첫 단계는 사랑이 진실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연애가 어렵다는 사람은 거짓말을 못 치는 사람이다. 심지어 잘 속을 줄도 모르는 사람. 잘 속을 줄만 알아도 훨씬 수월하다. 가짜라도 괜찮다. 사랑에 빠지기만 하면 가짜인 줄도 모를 테니까. p.11

거짓말은 나쁜 아이가 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 받지 못하는 아이가 친다. 있는 그대로도 사랑 받을 수 있다면 굳이 거짓말에 손댈 필요는 없다. 거짓말은 나쁜거니까 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결국 거짓말을 치게 만드는건 그렇게 말한 사람들이다. 어쩌면 거짓말은 사랑해 달라고 보내는 생의 첫 번째 신호일지도 모른다. p. 71


거짓말과 진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영원하지 않다는 점이다. 둘은 언제고 돌변해서 입장을 바꾼다. p.23

거짓말은 진실을 견디는 힘을 주었지만 진실은 거짓말을 견디는 힘을 주지 않았다. p.80

농담이었다. 농담은 진실과 거짓말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발을 걸치고 있다. 그래서 여차하면 어디로든 도망칠 수 있는 얼마쯤은 얍삽한 방식이다. p.133

예전엔 거짓말이면 누구든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무도 될 수 없다는 뜻인지도 몰랐다. p.165

우리 모두는 이미 충분한 고급 거짓말에 능숙한 사람들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여윳돈이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요즘 사정이 좋지 않다고 기만할 수 있다. 생리통을 속이 안 좋다는 말로 둘러댈 줄 알고 맘에 안 드는 선물을 두고도 갖고 싶었던 거라며 가식을 떨 줄도 안다. 굳이 궁금하지도 않은데 물었다.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p.222  

거짓말 가이드북에는 첫 거짓말을 준비하는 때는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이라고 했다. 뒤에는 한가지가 더 있었다. …… 사랑 받아도 받는 줄 모르는 순간 p.234


3. 그래도 본질은 진실


거짓말은 일시적인 방패는 되어줄 수 있지만 결국 해답이 될 순 없습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하는 거짓말은 결국 성긴 구멍을 만들고 억지로 쌓아올린 그 탑은 쉽게 무너지기 마련인까요. 높이 올라간 탑일 수록 무너져 내렸을 때 잔해가 많은 법인 것처럼, 상처는 더 클 수밖에 없겠죠?


내가 사랑하거나 사랑하고 싶거나 사랑해주는 상대방이 거짓말 투성이라면 결국 악순환이 될 거 같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거짓말쟁이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적당히 속거나 속아주는 선에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면 결국 거짓말은 더 커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크기가 줄어들 것 같네요


본 모습으로 다가가기는 무척 어렵고, 속상하고, 두렵거나 속상한 일이겠지만 결국 오랜시간이 걸리더라도 본모습을 인정하고 다가가는게 가장 최고 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능수능란했던' 엄마처럼요.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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