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506 드래곤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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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독스용으로 읽어둘려고 빌려둔 책은 2016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모음집이었는데
이번주 연휴가 많아서 책을 거의 못읽었네요 ㅋㅋㅋㅋ 전철안에서 읽어야 집중이 뽝 되는데
그래서 그냥 휴가기간에 집에 있던 책 읽었던거로 씁니다.
이영도 작가 책은 진짜 다 읽었는데요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이 책이 제일 처음에 읽어본 책이어서 그런지 (작가 본인에게도 처녀작) 제일 재밌습니다 ㅋㅋㅋ 다소 유치한 면도 없지않아 있지만 유치해서 더 재밌는 책들도 있죠
이 책 외에는 개인적으로는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시리즈가 추천할 만하고
폴라리스랩소디나 퓨쳐워커의 경우엔 읽기에는 다소 현학적인 단어가 많아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야,
라고 생각할 순 있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재미는 다 있지만요 ;ㅁ; 그림자자국은 드래곤라자 뒷이야기라서..
제가 나중에 독립해서 나가서 살게 되면, 제일 먼저 책을 다 사서 구비해놓고 읽고 싶은 작가입니당 ㅋㅋㅋㅋ
지금은 방이 너무 작아서 둘데가 부족함 ㅠㅠ
1. 줄거리
헬던트라는 변방 영지에 사는 후치네드발이라는 소년이 드래곤 아무르타트에게 잡힌 아버지와 마을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왕도로 가는 길에 겪는 온갖 여행인데요 여기에 각종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이게 구버전 책은 12권짜리라 줄거리 요약을 어케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양장본도 8권이라...
책에 나오는 드래곤 라자란 인간과 드래곤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인데 워낙 소수고 점차 피가 흐려지는 등 희소성을 띄기 때문에 각종 사건의 키가 되어버려서 사건의 원인이 되어버립니당
책에서 표현하기로는 '마법의 가을'이 여기 주인공에게 오는데요. 마법의 가을이란 일생일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시기로 누구나 인새에 한번쯤 겪게 된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이 여행을 통해 마법의 가을을 보내죠
(12권짜리 책이 고작 3개월, 길어봐야 5개월 정도의 시간흐름이라니...)
배경이 되는 세계관은 전형적인 톨킨의 영향을 받은 D&D 판타지인데요, 이게 지금 읽으면 뭐야 이 흔한설정은? 이럴텐데
이 책이 1997년에 나왔다는걸 감안해보면 당시에는 센세이션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교과서에도 일부 실림)
등장인물은 너무 많아서 소개도 못하겠네여..
핵심은 주인공인 헬던트 영지 초장이 후치 네드발과
칼 / 샌슨 / 네리아 / 이루릴 / 운차이 / 제레인트 / 엑셀헨드 / 아프나이델 / 길시언 / 핸드레이크 / 드래곤로드 / 휴리첼가문 일원 / 등장하시는드래곤님 등등...이 각종 사건을 함께 헤쳐나가거나 대립하는 내용입니당..
2.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
'나는 단수가 아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핵심 주제는 <나는 단수가 아니다> 입니다. 이 책은 판타지소설이면서 세부 내용을 보면 주인공인 후치 네드발이 성장하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가 여행에서 겪은 일들의 모든 귀결은 결국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거죠.
내가 단수가 아닌 이유는 심플합니다. 여러 자신들을 타인속에 심어두게 때문에 '내'가 사라진다 해도 다른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거죠. 편협한 의미에서 보면 우리가 모든 사람을 대할때 각자 조금씩은 다른 모습으로 대하는 걸 뜻하기도 하고, 우리가 어떤 사람을 추억하고 그리워할때 그 사람 영혼의 한조각이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내가 반추하는 당신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다, 뭐 그런 의미...? (이거는 드래곤 로드를 만나기 위해 영원의 숲에서 가장 그 의미가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죠. 그래서 타인을 자기 관점대로 변화시켜 이해하려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너'의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그 다음에야 자기가 이해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나오는게 엘프들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되고, 숲을 걸어가면 나무가 된다고 하지만
(너의 변화를 자기중심으로 해석하지 않고 동화된다는 의미)
사람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자리가 생기고 숲을 걸어가면 오솔길이 생기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짝사랑과 상사병이 슬픈 이유는 남을 스스로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무소용한 일이 되버리는거죠. 관계 속에서 남을 나처럼 변화시키려 노력해야 하고, 자신을 남에게 투영시켜야 하지만 짝사랑과 상사병은 둘다 불가능하잖아요?
가장 모순적인건 이렇게 적극적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인간들이 스스로의 변화는 꾀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자기 자신도 잘 모르죠. 자기 자신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데 세상을 완벽하게 이끌려고 노력하니 어찌 그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결말에서는 인간은 결국 변화하는 존재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끝납니다. 변화의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긍정적인 방향인것만은 아닙니다.
3. 하지만 여러 생각해볼 주제가 나옵니다
12권이나 되다보니 ㅋㅋㅋ 각종 사건에서 생각해볼 요소가 많습니다. 넓고 얕은 주제를 제시하는 식이죠.
타인과 자아의 관계 뿐만 아니라 질서와 혼돈, 집단과 개인, 명예와 영원한 삶, 죽음 이런거 등등?
저는 제레인트같이 살고 싶습니다 ㅋㅋㅋㅋ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거고 다 뜻이 있겠죠
필요할 때를위한 작은 행운을!!
판타지 소설에 관심있는 분들이면 읽었을 법한 책이고,
안읽었지만 관심있으신 경우 한번 읽게 되면 시간 순삭 ㅋㅋㅋㅋ 1권의 고비만 잘 넘기시면 됩니다.
모순이죠 읽어야 할 책은 안읽고
쉬는날 이 8권짜리 책은 소파에서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면서 완독할 수 있다니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언제 읽어도 재밌습니다. 다 커서 보는 비판적인 요소는 이제 귀찮아서 생각도 안하게 되네요 ㅋㅋㅋ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