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722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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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작가 소설은 재밌게 읽는데 사실 에세이는 별로 안좋아하는 타입이었습니당 ㅠㅠ
(봉순이언니나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도가니 이런것들은 좋은데 에세이는 영...안맞았거든요)
근데 이 책은 꽤 예전에 사서 종종 꺼내서 읽어보는 책입니당
우선 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을때 읽으면 좋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런 감성류의 에세이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유독 이 책은 그래도 두고 읽게 되더라구요
1. 출판사 소개 중(인터파크 도서에서 퍼옴)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는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의 연장선상에 있다. 소설에서 화자로 등장한 위녕을 대상으로 쓴 편지글 형식을 띠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대상이 되는 위녕은 단순히 소설 속 인물이 아니다.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입장을 버리고 평범한 아이 엄마로서 가슴을 내밀고 대하는 딸이다. 딸에게 조곤조곤 들려주는 삶의 메시지는, 세상과 자신의 삶을 성찰한 원숙한 작가의 내면세계를 보여준다. 어깨에 힘을 빼고 대화하듯 써 내려간 편지글에서 눈앞에 앉아 자신의 인생 얘기를 들려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 에세이집이라 딱히 할말이...
작가는 딸에게 얘기하기도 하고, 가끔 자기에게 얘기하기는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작가 개인의 복잡한 가정사와 발언들은 뒤로 제쳐두고,
위녕에게 전하는 24편의 편지는 그래도 읽다보면 마음이 몽골몽골해지는 그런게 있어서 ㅋㅋㅋ 재밌어요 ㅋㅋㅋ ;)
문장을 편안하게 잘 골라내는 느낌?
3. 좋아하는 문장들
사랑하는 위녕, 책을 읽고, 거기서 내 마음과 똑같은 구절을 멋들어지게 표현한 것을 발견하는 것은 책을 읽을 때 놓칠 수 없는 환희이지.(/pp. 12)
-> 저두요. 뭔가 내가 표현할 수 없었지만 어느 순간 책을 읽을때 그 상황과 딱 들어맞는 멋진 문장을 찾아내면 좋아요 ㅋㅋ
위녕, 삶이 힘들까 봐, 너는 두렵다고 말했지.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모두가 살아 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르막은 다 올라보니 오르막일 뿐인 거야. 가까이 가면 그건 그저 걸을 만한 평지로 보이거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눈이 지어내는 그 속임수가 또 우리를 살게 하는지도 모르지. (/ pp.14~15)
-> 저보다 앞선 세대 보면 아 저렇게 힘겹게? 어떻게 살지, 이런 느낌이 종종 들어요 회사를 오랜시간 다니고, 가정을 만들고 그 가정을 책임져 가는 일들이 되게 태산같아 보이는데 ㅋㅋㅋㅋ 또 이 문구를 보니 나는 그런 장면을 아직 '멀리'서 봐서 그런거지 사실 완만한 오르막길이어서 생각보다 걸을만한 평지인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럼 좀 더 걸어갈만할텐데
그래, 상처받지 않기 위해, 냉소적인 것, 소위 쿨한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글을 쓸 때에도 어쩌면 그게 더 쉽고, 뭐랄까 문학적으로 더 멋있게 꾸미기도 좋아. 그러나 그렇게 사는 인생은 상처는 받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어. 더욱 황당한 것은 상처는 후회도 해 보고 반항도 해 보고 나면 그 후에 무언가를 극복도 해 볼 수 있지만 후회할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의 공허는 후회조차 할 수 없어서 쿨(cool)하다 못해 서늘(chill)해져 버린다는 거지. 네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 길을 걷다가 문득 돌아보니, 네 인생 전체가 쿨하다 못해 텅 빈 채로 ‘서느을’하다고 생각을 해 봐. (/ pp.70~71)
->오 전 한 냉소적임 하는데 이 문구는 읽을때마다 반성. 근데 솔직히 말하면 상처를 안받는 것도 꽤 괜찮고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고 뭐 그렇습니당.
위녕, 무엇인가에 표상을 투사하는 너의 배후는 무엇이니? 네 속에 없는 것을 네가 남에게 줄 수는 없다. 네 속에 미움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미움을 줄 것이고, 네 속에 사랑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사랑을 줄 것이다. 네 속에 상처가 있다면 너는 남에게 상처를 줄 것이고, 네 속에 비꼬임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비꼬임을 줄 것이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떤 의미든 너와 닮은 사람일 것이다.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알아보고 사랑하게 된 것일 테니까. 만일 네가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너와 어떤 의미이든 닮은 사람일 것이다. 네 속에 없는 것을 그에게서 알아볼 수는 없을테니까 말이야. (/ pp.109)
-> 그렇습니다 여러분 세상을 아름답게 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은 나랑 닮아서? 그렇다고 하죠 종종 ㅋㅋㅋ 사람마다 각기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도 (ex. 이모임에서는 활발한데 저 모임가면 쭈구리인) 상대방에게 투사하는 내 모습이 달라서 그런 거겠죠? 여러분들이 어딘가에 스스로의 표상을 투사할때 좀 더 아름답고 멋진, 평화롭게 그려졌으면 좋겠네요 저부터도 그러려고 노력해야겠어요
사실 제목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이거만큼 기운나는 소리가 어디있을까요
금요일 오후만 잘 넘기면 주말이네요 한주 마무리 잘하시고
그럼 이만 총총